물적분할, 인적분할 차이 정리 및 분할 부작용

대한민국 증시는 마치 유행처럼 분할이 번지고 있다. 참 안 좋은 현상인데 못된 건 빨리 퍼지고 빨리 배우듯이 기업들이 너도나도 기업을 쪼개 상장을 하고 있다. 기업을 계속 쪼개서 상장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현금이 필요하거나 지주사 전환이 하고 싶거나 자산 버블을 일으키거나 스톡옵션을 행사해서 돈방석에 앉고 싶을 때 보통 분할을 한다.

 

카카오와 SK 등은 툭하면 사업부를 분할한 뒤 상장해서 기업의 기초체력을 약화시키고 자산 버블만 일으켜 소액주주들에게 심각한 자산피해를 입히고 있다. 그런데 분할에도 종류가 있다. 사실 오늘 설명할 주제가 바로 분할의 두 종류인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이다. 이 두가지 분할방법은 굉장히 큰 차이가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정리해 본다.

 

물적분할, 인적분할 차이

 

1. 물적분할

 

물적분할은 분할주체가 신설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는 방식의 분할이다. 수직 분할이라고도 하는데 모회사와 자회사 구조로 구성이 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물적분할을 하게 될 경우 주식 100%를 모회사가 가지게 됨으로써 소액주주들은 주식을 지분을 배분받지 못한다. 만약 물적분할된 기업이 상장을 하게 될 경우 회계 더블 카운팅 이슈가 발생하고 모회사의 지분가치가 희석됨에 따라 주주들의 이익이 훼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자회사를 분할한 후 상장하게 되면 자산 버블을 크게 일으킬 수 있고 지배력은 유지할 수 있기에 분할방법으로 매우 선호하고 있다. 

 

이런 기업의 못된 행태를 방지하고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2022년 9월 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22년 하반기부터 물적분할 기업 개인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식매수청구권 도입 △공시 강화 △상장심사 강화 등 3중 보호장치를 통해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2. 인적분할

 

물적분할이 수직 분할이라고 불린다면 인적분할은 수평분할이라고 불린다. 인적분할하게 되면 모든 주주들이 공평하게 지분을 나눠갖게 된다. 물적분할이 모회사가 주식 100%를 갖게 된다면 인적분할은 소액주주들에게도 분할 비율에 맞게 주식을 다 나눠주기 때문에 물적분할에 비해 반발감이 크지 않다.

 

분할이 성공하게 되면 모회사 자회사의 관계가 아닌 완전히 독립적인 기업으로 존재하게 되어 분할 후 곧바로 상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싶어 하는 기업들이 인적분할을 많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경영해야 한다는 주식회사의 기본을 잊고 무분별하게 분할 상장을 반복하고 있어 인적분할에도 반발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분할 부작용

 

1. 내가 생각하는 분할 부작용 중 가장 큰 것은 기업의 펀더멘털 악화이다. 생태계는 복잡할수록 건강하고 안정된다고 평가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면 경제학 용어로 MIX 효과가 좋다고 평가한다. 왜냐하면 모든 사업은 사이클이 있는데 한 가지 사이클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활동을 하게 된다면 일부 산업의 악화 또는 시장의 악화에도 이익을 방어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계속 잘 나가는 사업부를 떼내어 분할한다면 MIX효과는 당연히 사라진다. 이전 기업에 투자했던 주주들은 본인이 애초에 투자했던 기업과 전혀 다른 펀더멘털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게 되는 것이다. 점점 껍데기만 남게 되고 주주의 이익은 훼손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2. 두 번째는 더블 카운팅 이슈이다. 회계상 연결 자회사로 인정이 되면 자회사의 실적도 모회사의 실적으로 재무적 합산이 가능한데 둘 다 상장회사라면 중복으로 밸류를 인정받아야 하는 더블 카운팅 이슈가 생길 수밖에 없다. 모회사가 100억, 자회사가 100억 벌었다면 모회사의 실적이 200억으로 잡히는 상황을 시장이 인정할 수 있을까? 당연히 시장은 모회사의 실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하게 되는 것이다. 지주사들이 높은 실적에도 저 PER를 유지하는 이유이다.

 

오늘은 최대한 쉽게 인적분할, 물적분할 차이와 부작용에 대해 설명해 보았다. 주식은 내 자산을 증식해 줄 수 있는 필수적인 재테크 수단이다. 철저하게 기업 및 시장 분석을 베이스로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먼 훗날 당신에게 경제적 자유를 누리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주식을 투자가 아닌 도박으로 접근하는 사람은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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